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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정 교수의 서거 (逝去)에 즈음하여
고영근 2017-06-29
송재정교수 출판물.docx
 

송재정 교수의 서거 (逝去)에 즈음하여

고영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몇 주일전에 어느 동료로부터 송재정 교수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나는 지난 4월 15일 송 교수와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며칠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니 믿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송 교수 밑에서 학위를 하고 돌아왔다는 이지은 박사와 뉴질랜드 남섬에 자리잡고 있는 오타고대학 영문학과 학과장 Shef Rogers 교수와 연결되어 잠자리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송 교수의 죽음이 현실이었음을 실감하였다.

내가 송 교수의 이름을 들은 것은 2004년 여름 독일 라이프치히 소재 <막스플랑크진화 인류헉연구소>의 언어학 부장 B. Comrie 교수를 통하여서였다. 송교수는 나보다 먼저 이 연구소의 객원 교수로 다녀갔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방문 교수 및 연구원들의 책상 위에는 송 교수의 Linguistic Typology (2001)가 군데군데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학자가 있음을 보고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으슥하였다. 나는 귀국하면서 후학들과 함께 송 교수의 위의 책을 읽었다. 내가 대한 유형론 저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2011년에 작고한 경희대학의 김기혁 교수에 의하여 번역되어 (보고사 발행) 널리 읽히고 있다.

송 교수는 2006년 6월에 한국언어학회 (사) 창립 30주년 행사에 초청을 받아 서울대학교에 와서 강연을 한 일도 있다. 당시 행사에는 목발을 짚고 참석하였기에 물었더니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것이었다. 1994년경에 나에게 편지를 하기도 하였다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더욱이 송교수는 나의 <국어문법의 연구>(1983)을 가지고 국어문법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고 하였다.

나는 새천년에 들어서면서 숙망의 저술인 <우리말 문법-그 총체적 모습> (임시 제목)의 집필의 기초 연구에 속력을 내었다. 훔볼트 재단과 집문당의 재정적 뒷받침을 받아 유럽의 Berlin, Bonn, Bochum, Würzburg, Konstanz, Wien, Budapest, Bucuresti, 미주의 Hawaii, MIT, Havard, Ohio, Indiana, Illinois 대학을 방문하면서 전문가들과 만나 언어 유형론에 기반을 둔 문법 서술의 제 문제를 논의하였다. 우리말의 문법을 유형적 관점에서 조명하려면 송재정 교수를 만나는 것이 최선의 길임을 깨닫고 드디어 뉴질랜드행을 결심하였다. 인천서 오타고까지는 두 번 환승으로 18시간이 걸렸다. 송교수는 온전치 못한 몸으로 차를 몰고 공항까지 마중을 나왔다. 2006년에 한국을 방문을 하였을 때에는 소아마비였는데 육신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전신이 오그라져 있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 한국에 다녀온 뒤에 길을 걷다가 넘어져 불상사를 당하였다고 하였다. Otago 대학 당국에서는 송교수의 출퇴근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하야 엘레베타를 따로 설치해 주고 강의 시설도 따로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송교수는 고등학교 졸업 후 수년간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호주로 유학 가서 Monash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바로 박사과정에 진입하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얼마후 Otago대학 영문과 언어학 교수의 자리를 얻었다. 나는 며칠 동안 오타고에 머물면서 나의 저서의 총목차를 검토하고 유형론적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을 토론하였다.

마지막으로 받은 앞의 메일에서 송교수는 신작이 내년 1월에 Oxford 출판사에서 나온다고 하였는데 그전에 송교수가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으니 천도가 이렇게 무심할 수 있겠는가. 송 교수는 국제적으로 이름이 나 있는 한국이 낳은 몇 안 되는 언어학자 중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끝으로 둔다. 송교수의 이력서와 논저 목록을 한국언어학회 홈페이지에 올려 놓을 것이니 한국언어학회 회원들은 송교수가 끼친 학문의 발자취를 되새겨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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